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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EF 참가 스케치 – 서울시, 사회적 경제를 품다

제2회 GSEF(국제 사회적 경제 포럼)가 서울시에서 열렸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60여 개의 도시와 기관들이 참여해 사회적 경제 경험을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서울시 대학생 기자단에서 첫 세션이 시작된 18일에 참여한 내용을 싣는다.

사회적 경제의 시작, 윤리와 공정함

지난해 4월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라나플라자’가 주저앉았다. 그 안에서 일하던 천여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사고 이후 밝혀진 공장의 실상은 처참했다. 유해환경 속에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그들의 현실은 우리에게 숙제를 남겼다. ‘윤리적인 패션은 불가능한가?’ 유해물질 노출, 아동노동 등 비윤리적인 작업 환경이 만연한 의류 산업 구조를 바꾸고자 사회적 기업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윤리적패션산업 혁신클러스터 구축’ 세션에서는 ‘한국 윤리적 패션 협회’ 출범과 윤리적 패션 산업의 선구자인 ‘매뉴팩쳐 뉴욕’의 사례가 다뤄졌다. 바로 다음 세션인 ‘지속가능한 지역개발과 공정무역’에서는 공정무역단체 ‘프레다 페어트레이드(fair-trade)’가 소개됐다. 프레다의 설립자이자 세계적 인권운동가인 쉐이컬린 신부는 공정무역이 “일상생활에서 무엇이 옳은 것인가 고민하는 지점과 맞닿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무역은 ‘이윤을 어디에 쓰는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프레다가 “공정함을 회복하기 위해” 성 학대와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아동들의 재활을 돕는 활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경제와 교육의 만남

“배움은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윤리와 공정함에 대한 질문 못지않은 근본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사회적경제와 교육’ 세션은 말레이시아 사례를 통해 학교협동조합의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세션에 참석해 “매점으로 시작하지만,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학교 협동조합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시 교육청은 행사 당일 바로 전날인 17일, 서울시와 협력을 맺어 ‘2018년까지 20개 이상의 학교 매점을 협동조합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작게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것에서부터, 아이들로 하여금 협동조합 특유의 ‘민주주의적 의사결정과정’을 경험하게 하려는 목적이 학교협동조합에 포함됐다. 해당 세션은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들로 붐벼, 새로운 교육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사회적 기업가가 필요합니다.”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 조우석씨는 이렇게 운을 뗐다. ‘사회적경제와 교육’ 2부 세션에서는 영국 협동조합대학과의 비교를 통해 사회적경제 고등교육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주로 대학 및 대학원의 사회적 기업가 교육 프로그램 사례들이 다뤄졌다. 실제로 인구 850명당 한 개의 생협매장이 있는 영국과 비교해, 14.7만 명 당 매장 한 개꼴인 우리나라는 가야 할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연세대학교 조한혜정 명예교수는 “200년 전부터 협동조합이 시작된 유럽과 최근까지도 협동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인 한국의 현실은 대조적인 면이 있다”며 “협동조합이 ‘고용 창출 능력’이라는 또 다른 한국식 성과주의로 빠지지 않고 협동을 추구할 수 있게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삶을 바꾸는 사회적 경제

그렇다면 진정한 협동은 무엇일까. 이탈리아의 트렌토시에서는 한때 마을 주민의 23%가 ‘먹을 게 없어’ 미국으로 이민을 가던 시절이 있었다. 여성들은 머리카락을 잘라 팔았고, 신을 신발이 없는 이들은 맨발로 십리 길을 걸었다. 선교를 위해 파견된 성직자들은 당장 배를 곯는 주민들의 살림을 개선하고자 1892년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를 시작으로 와인 협동조합 등 수많은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모든 협동조합은 상생했다. 경쟁에서 도태된 협동조합이 파산해 주민들이 더 가난해지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오랜 트렌토시 주민의 말대로 “협동조합은 서로를 돕게 했다.” 델라세가 사무총장은 “거대기업들은 생각하는 몇 명만을 필요로 하고 나머지는 생각 없이 일하기를 기대하지만, 협동조합에서는 모두가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에서는 모두가 주인이라는 뜻이다. ‘협동조합 도시로의 성장과 지역사회 생태계 조성방안 모색’ 세션에서는 이탈리아 ‘트렌토협동조합’이 참가해 협동조합도시를 일군 사례 발표를 발표했다. 이들에게 협동은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상생이라는 과실을 얻는 과정과 같았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대학생 김대석씨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면서, 모호하게 느껴지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경제는 아직 낯선 이야기다. 하지만 평일 낮부터 길게 늘어선 참가 시민들의 행렬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는지 모른다.

출처: 서울시-경제·일자리 – http://economy.seoul.go.kr/archives/44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