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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12월] [_틈]에서 함께하는 저녁식사, ‘은평독거청년네트워크’

월간마을
 
[_]에서 함께하는 저녁식사, ‘은평독거청년네트워크

 

마을로청년활동가 배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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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게 해가 짧아진 오후, 겨울비가 오고 난 다음날의 대기가 더없이 차갑다. 한 해의 끝자락을 아쉬워하는 모두의 마음과 함께 돌아올 새해의 대한 들뜬 계획들이 가득 찬 연말연시. 꽉 찬 달력에는 여러 가지 약속들이 가득하고 자주 보지 못했던 사람들과 모였다가 시끌벅적한 번화가를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겨울 찬바람에 어깨가 한껏 움츠러든다. 우리는 이렇게 많은 관계들 속에서도 왜 겨울바람에 가슴을 베인 듯이 헛헛함을 느끼는 걸까?

 

[_]에 사는 사람들

 

고진수씨는 이른바 ‘틈’의 공간지킴이다. “서울시 우리마을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틈’에서의 활동과 더불어 마을로 청년활동가로서 다양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만나지만, 아직도 ‘마을 사람’들의 대한 갈증이 여전해요. 이상하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 구요, 그냥 동네에서 재미있게 놀고 싶거든요.”

 

작은 도서관이자, 카페이자, 공연장이자, 세미나실의 역할도 하는 다목적 공간 ‘틈’의 한쪽벽면을 빼곡히 차지한 책장. 만화책을 좋아해 많이 소장하고 있던 고진수씨가 우연한 기회로 ‘틈’에 만화책 시리즈 전권을 기증하게 되면서 ‘틈’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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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가 교류하면 더 큰 기회가 올 텐데 하는 마음에 대표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하고 싶어요. 실제로 청년들이 지역사회에 들어가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그런 계획을 그리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은평구 주변에서만 하게 되겠지만, 나중에는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점점 넓혀서 진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요. 다른 청년커뮤니티 모으기, 그리고 지역으로 직접 뛰어 드는 것. 이 두 가지 미션을 수행하려면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알게끔 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밥솥모임이 그 연관선상이 될 것 이구요.”

 

독거청년네트워크의 주요 활동인 ‘밥솥모임’은, 너무나 자연스레 정착된 활동 중 하나다. 독거청년네트워크를 처음부터 해야겠다, 라는 다짐을 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활동가 고진수씨의 설명이다. 자주 모이는 마을 청년들이 저녁시간에 공간에 자주 들러서 함께 배고파서 저녁 만들어 먹다가 시작된 이 모임은 2013년 6월, 정식으로 ‘독거청년네트워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 평균 10명정도가 주기적으로 모여 저녁밥을 지어먹는데, 최근에는 옥상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혼자 계시는 어르신들이 늘어나자 ‘독거노인’이라는 말 자주 사용하잖아요. 그걸 청년세대에 빗대어 ‘은평 독거청년 소통하기’라는 이름으로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우리마을프로젝트 사업을 했어요. 독거청년이라는 이름도 함께 하는 구성원들과 함께 정했어요. 지방에서 대학이나 일자리 때문에 서울로 상경한 청년층이 많아 1인가구가 생각보다 많아요. 자연히 일이나 학교 이외에는 인간적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기 어려운 경우가 많구요. 그런 갈증을 줄여보고자 하는 동네 청년들이 모인 것이 ‘독거청년네트워크’의 구성원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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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다목적 공간 ‘틈’을 만들었던 임새벽 대표. 그는 ‘틈’의 시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본래 취지는 청소년 복합 문화공간이었죠. 입지를 은평구에 잡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곳에 유독 중·고교가 많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다 만들어 놓을 테니 와라, 가 아니라 직접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어요. 그 아이들이 졸업을 하고, 군대를 가더니, 제대를 하고 빠른 친구들은 벌써 장가를 갔죠.”

 

마땅히 건전한 여가를 즐길만한 공간이 없는 우리의 청소년들, 그래서 그들이 쉽게 모여 무언가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틈’이 탄생했다. 2014년 현재, ‘틈’을 이용하던 청소년들이 청년으로 성장하면서 지금은 자연스레 청소년과 청년이 함께 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발전했다. 현재는 정기적인 동아리 활동모임 공간으로서 자리잡고 있다. 기타 동아리 ‘소리샘’의 활동은 물론 주1회 인디밴드의 인디 음악공연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중인 ‘틈’은 명실공히 다양한 마을 문화 활동 공간으로서의 역할로 점차 활동을 넓혀가는 중이다.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거리가 뭐가 있을까, 그런 고민을 늘 해왔어요. 아무래도 청소년, 청년들의 마을살이를 고민하다보니 특히 직업이나 생계의 대한 생각을 빼놓을 수가 없었죠. 마을에서 일자리 한번 만들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청년마을 연구소를 만들어 지금도 활발히 활동 중이고요. ‘틈’에서 5분 거리에 주거를 기본 포맷으로 한 마을청년아지트 1호가 있어요. 내년 중순쯤 2호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서로간의 소통을 바탕으로 필요한 일과 활동을 공유하는 일.’ 마을공동체의 정의다. 공간적인 범위가 가까운 관계의 힘은 다름 아닌 소통의 거리에서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주거복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마을공동체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는 임 대표는 밥솥모임도 결국 ‘밥’이라는 매개체로 모여 ‘생활’이 가능한 청년 공동체를 향한 이상향을 꿈꾸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민들의 일상 속에 공연과 전시, 모임과 함께 다양한 동아리 지원 사업을 넓혀 지역 청년들의 탄탄한 관계망을 구축하는 일, 은평독거청년네트워크가 찾아낸 틈새의 해답이다.

 

 

출처: 서울시-행정 – http://gov.seoul.go.kr/archives/66401